선의의 불씨 / 김소운
또 하나의 눈 --어제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동대문 시장에 들렀지요. 이것저것 사다 보니 자질구레한 종이 뭉치가 대여섯 개나 됐나 봐요. 그걸 양쪽 손에 다 들고 오느라니까, 시장 안에서 신문을 파는 앉은뱅이 청년이 있잖아요. 스무남은 살이나 됐을까요. 팔에다 무슨 보급원인가--그런 완장을 둘렀어요. 그런데도 불구자 같은 궁기가 없고 퍽이나 명랑해요, 얼굴 표정이--. 밖에서 별로 신문 같은 것 산 일은 없었지만 그냥 지나가기가 무엇해서 10원을 꺼내서 신문을 샀지요. 두 장인지 석 장인지 주는 대로 받아서 그걸 또 짐 가진 손에다 구겨 쥐고--그리고 몇 걸음 가자, 뒤에서 '아주머니!' 하고 누가 불러요. 딴 사람을 불렀거니 하면서도 짐짓 돌아다보았지요. 그랬더니 가게 앞에 웬 중년 남자가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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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23.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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