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달째 답보상태다. 아무리 단전에 힘을 줘도 소리가 되지 않는다. 개미 쳇바퀴 돌 듯 같은 장단을 반복하다 보니 스승도 학생도 지쳐간다. 몇 발짝 들어가니 한 소절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돌아서는 날이 늘어난다. 벽에 부딪힐 때마다 입구는 있어도 출구는 없다는 어느 소리꾼의 말을 실감한다. 광대는 직업적인 예능인이다.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늪처럼 빠져든다. 우연히 발을 들였다가 평생 굴레를 벗지 못하기도 한다. 꿈에 부풀어 시작하지만, 예인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부추기는 말에 고무되어 어설프게 들어섰다가는 의식주도 해결하지 못하고 가족들까지 힘들게 한다. 끼도 재능도 없으면서 화려한 무대에 심취되어 멀고도 험한 이 길을 선택하면 진정한 광대가 되지 못한다. 간혹..
수필 읽기
2022. 1. 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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