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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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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 계용묵 (1)
손 / 계용묵

종이에 손을 베었다. 보던 책을 접어서 책꽂이 위에 던진다는 게 책꽂이 뒤로 넘어가는 것 같아 넘어가기 전에 그것을 붙잡으려 저도 모르게 냅다 나가던 손이 그만 책꽂이 위에 널려져 있던 원고지 조각의 가장자리에 힘껏 부딪쳐 스치었던 모양이다. 선뜩하기에 보니 장손가락의 둘째 마디 위에 새빨간 피가 비죽이 스미어 나온다. 알알하고 아프다. 마음과 같이 아프다. 차라리 칼에 베였던들, 그리고 상처가 좀 더 크게 났던들, 마음조차야 이렇게 피를 보는 듯이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칼 장난을 좋아해서 가끔 손을 벤다. 내가 살아오는 30년 가까운 동안에 칼로 손을 베어 보기 무릇 수백 회는 넘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러나 그때그때마다 그 상처에의 아픔을 느끼었을 뿐, 마음에 동요를 받아본 적은 없다. 그렇던 것..

수필 읽기 2021. 3. 2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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