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의 여자 / 김지수
송강 정철 선생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그러나 그가 사랑했던 여인, 강아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K선배를 따라 강아의 묘를 찾은 것은 지난 봄, 춘삼월 호시절이라 하나 아직 매서운 바람이 품속을 파고드는 어느 날이었다. 경기도 고양군 삼천리 골에 송강의 묘가 있었고, 그 오른쪽에 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강아의 묘가 있었다. 그들은 사신(使臣)과 기생의 신분으로 마주했다. 송강이 명나라를 다녀오던 길에 강아를 만나게 되었지만, 평양에서 그를 따라 내려왔을 때는 ‘남과 여’의 의미였으리라. 이후 강아는 한 번도 송강의 옆을 떠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송강이 노후에 아버지 묘를 지키며 외롭게 지내던 시절에도 강아는 곁에서 벗이 되고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눈에 보이는 강아의 묘는 슬프다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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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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