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에 지칠 때 시장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 그곳에서 퍼덕이는 물오른 생선과 상인들의 힘찬 목소리에서 잃었던 활력을 얻는다. 뿌리째 탄탄한 푸성귀를 고르고 뜨끈한 장터국밥 한 그릇 먹으면 시들했던 삶에도 생기가 돋게 된다. 우리 동네는 바닷가라서 배릿한 해변시장도 있고 오래된 담장을 끼고 사시절 골목시장도 열린다. 틈을 내어 버스라도 타면 역전시장에도 가고 도떼기시장이라 부르는 국제시장도 닿고 구제품이 즐비한 깡통시장까지 구경한다. 해변시장은 갈치와 꽃돔과 꼼장어가 얼음판 위에 버티고, 골목시장에는 아직도 맷돌을 돌려 콩물을 내리며, 명절이면 뻥튀기 기계를 돌려 쌀강정을 만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어디 그뿐인가. 돼지껍데기가 쥑이는 집도 있고 서울 사람도 알아주는 부산 오뎅집도 반기며 옆에 있는 시숙도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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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3. 1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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