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언 / 김태길
백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인 자리였다. 첫날의 끝 순서인 만찬 중간에 이 모임에서 총무 격으로 수고를 하던 분이 마이크를 잡고 앞으로 나섰다. 여흥을 위한 사회를 맡아 보고자 자신의 식사는 하는 둥 마는 둥 일어선 모양이었다. 그날 만찬을 제공한 지방 유지에 대한 감사의 말이 우선 있었고, 다음에는 노래를 부르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하였다. 재치 있는 말로 좌중을 웃겨 가면서 흥겨운 분위기를 돋우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러나 옥에도 흠이 있었다. 자동 소총처럼 많은 말들이 튀어나오는 가운데 가끔 실언도 있었다. 그 실언의 예를 구체적으로 여기 옮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옮기고 말고 할 것도 없는 그런 실언이었으니까. 여흥 석상에서의 실언이란 대체로 심각한 따위의 것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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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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