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아이와 그림 전시회를 관람한 후 돌아오는 길이었다. 남부터미널 전철역 입구에 야채를 파는 할머니가 있었다. 몇 개의 소쿠리에 담긴 소박한 야채들 사이에 어린 쑥이 보였다. 2월 중순인데 벌써 나온 것이 반가워 한 소쿠리 사들었다. 다음날 아침상에 쑥국을 올렸다. 지난밤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지만 집안에는 봄기운을 담은 쑥향이 번졌다. 한 입 뜨자 입안에도 향이 가득 퍼졌다. 덜컥 그 선배님이 보고 싶었다. 국을 먹는데도 자꾸 목이 메었다. 내가 수필 쓰는 것을 배우겠다고 문화센터에 갔을 때 선배를 처음 만났다. 수수한 차림의 선한 인상의 그녀는 늘 바빠 보였다. 몇 해는 가벼운 이야기만 하면서 지냈다. 인문학이나 의학,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그의 해박한 지식에 놀라기도 했다. 결혼 전 간호사..
수필 읽기
2021. 6. 29. 09:13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