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첩첩산중의 골짜기. 떠돌이 소리꾼 유봉을 따라 그의 아들과 딸이 〈진도 아리랑〉을 부르며 산을 돌아 내려온다. 창극 〈서편제〉는 그렇게 열렸다. 백만이 넘는 관객이 들었던 임권택 감독의 영화 이후 20년 만에 보는 무대공연이다. 영화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바로 그 장면이다. 청산도의 황톳길에서 가락에 몸을 실어 덩실거리던 〈진도아리랑〉의 가락이 아련하다. 간다~ 간다~~~~ 내 돌아간다 정든 임 따라서 내가 돌아간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소리꾼의 한 살이가 여전히 목울대를 뜨겁게 한다. 아버지 유봉과 피도 살도 섞이지 않은 아들 동호, 그리고 딸 송화의 소리가 어우러져 푸른 산을 흔들고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아버지는 가르치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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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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