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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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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바다 / 허상문 (1)
아버지의 바다 / 허상문

등대 아래 방파제에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눈앞에서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간다. 파도는 무슨 사연이 저리 많은지 금세 모든 이야기를 다 해줄 듯 다가왔다 사라진다. 밀물로 왔다가 썰물로 몸 바꾸어 떠나는 파도에는 언제나 만남과 헤어짐이 넘실댄다. 밤이 되어 사람들이 모두 돌아간 해변에는 갈 곳 없는 바닷새 몇 마리가 어둠 속을 서성이고 있다. 세월 지나면 잊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오히려 자꾸만 떠오르는 것이 있다. 오래전부터,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언젠가는 글로 정리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좀처럼 시작하지 못한 채 세월이 흘러갔다. 대해서 무언가 글로 남긴다는 것이 왠지 불경스러운 일로 여겨졌고 그 기억을 함부로 훼손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버지의 아들이 ..

수필 읽기 2021. 5.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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