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탁 / 김소경
한가하게 아침나절을 보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누군가 했더니, 얼마 전 혼례를 올린 이웃의 새댁이었다. 혼사를 잘 치렀다는 말과 함께, 인사를 오겠다는 말씨가 곱다. 시댁 어른의 뜻에 따라 온다는 것이겠지만 성품이 보이는 듯한 예절바른 말씨였다. 얼마 후, 대문을 들어선 새댁은 과일 바구니를 안고 있는데, 석류가 몇 개가 보였다. 귀한 열매라고 하였더니, 신혼 여행지에서 가져온 것이라면서 수줍게 웃는다. 혼사를 치르고 아직 남은 일이 있을 터인데, 내 집으로 새 사람을 보낸 그 댁 인품이 돋보였다. 새댁과 담소를 나누면서, 내게도 저런 때가 있었나 하고 회상이 되었는데, 새댁은 좋은 말을 해 달라고 한다. 주례사 말씀대로 살면 된다고 하였더니, 그 날은 그런 말을 귀담아들을 여유가 없었다면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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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2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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