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처(惡妻)와 양처(良妻) / 류인혜
남편이 오늘도 병원에 가는 날이다. 일주일에 세 번씩의 병원 행이 그에게는 일상이 되었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당연히 해야될 일을, 하기 싫어도 억지로 지켜내더니 10년의 세월동안에 버릇처럼 되어버렸다. 아직 힘겹게 진행 중인 일에 대해서 무어라고 말을 하는 것은 고통이지만 투병에 관한 이야기를 한 편쯤은 남겨 두어야될 것 같아서 글을 시작한다. 1993년 2월말 어느 날이었다. 저녁 준비로 바쁜 시간에 전화를 받았다. 남편과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이 지나가는 말처럼 "중앙병원 응급실로 가보세요. 이 선생님이 거기 계세요."라고 했다. 얼마 전부터 음식물을 소화시킬 수 없어 먹지도 못하고, 잠도 이루지 못했던 사람이었다. 숨이 차서 걷기도 힘들어했기에 병원에 가보자고 권하다가 완강히 거절하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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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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