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널 속같이 어둠이 짙게 깔렸다. 무거운 얼굴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서로의 흔들림이 느껴진다. 추위가 급습한 탓일까? 그것 뿐만은 아니다. 정월의 날씨 치고는 푸근하였지만, 우리는 안타까움에 떨고 있었다. 숨쉬기조차 힘들어 산소 호흡기에 의존하여 생과 사를 넘나드는 중환자 앞에서 우린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바라봐야만 했다. 유달리 맘이 여리고 밝던 시동생의 얼굴은 핏기라곤 한 점 없이 차디차게 식어가고 있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씻은 듯이 나아서 우리 곁에 있을 줄 알았는데. 나는 얼굴을 비비고 눈시울만 적셔야 했다. 형수와 시동생 사이지만 편안하고 각별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형을 대신해 늘 챙겨주고 가끔은 형수인 나의 이름을 부르며 농담을 곧잘 하던 시동생. 불치의 병이란 진단이 나오고 본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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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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