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순복 시인
백년의 약속 / 양순복 봄비가 내리는 골목/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매질소리/ 팔십 성상 이어온 철원의 쇳소리는/ 오늘도 강동에서 내 귀를 울리네// 풀무질 불간을 나와 모루에 모로 누운 후/ 목욕재게하던 그 옛날 농기구/ 이젠 정이 되고 지팡이가 되어/ 다스린 기물들 가없이 신묘하구나// 장인의 공으로 사는 삼대/ 불속에 달구고 모루 위에 단련되고 숫돌에 기대어/ 천호의 동네 수문장이 되겠다는/ 그 언약/ 호미자루에 고인 송진 같이 진득하게 지켜다오.// 노을이 질 때면 / 양순복 고향집 지붕 위로/ 낮게 내려앉은 달빛에/ 박꽃도 새하얗게 웃던 날// 처마 끝에 등불 밝혀 놓고/ 마루 끝에 앉아/ 자식들 기다리시던 어머니// 어서 가거라./ 해 저물기 전/ 어서 가 식구들 잘 건사하라// 서쪽 하늘 노을..
시詩 느낌
2021. 10. 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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