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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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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오후의 평화 / 정희승 (1)
어느 오후의 평화 / 정희승

대화할 때 서로 암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대상이나 사물은 보통 문장에서 생략한다. 정황으로 알 수 있다면 주어나 목적어는 굳이 언급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고 애써 완전한 문장으로 말을 계속하면 오히려 대화가 껄끄러워진다. 우리말의 중요한 특징이다. 점심을 먹다가 아내가 묻는다. “부쳤어요?” 역시 문장의 주요 성분을 생략해버린다. 말하지 않아도 내가 미루어 짐작할 거란 의미이다. 아내가 묻는 내용을 반듯한 문장으로 재구성해 보면, ‘오늘 군에 있는 큰애에게 소포를 부쳤어요?’쯤 되겠다. 오늘이나 큰애, 소포 등은 서로 묵인하는 것이므로 굳이 들먹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결국 궁금한, ‘부쳤어요?’라는 동사만 남겨 놓는다. 덧없이 사라지는 행위, 즉 부치는 것을 직접 보지 못했으므로 나에게 그걸 확인하고..

수필 읽기 2020. 9. 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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