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운전기사 이야기 / 김태길
연구원에서 보내 준 자동차가 대문 밖에 도착했다는 전갈을 듣고도 나는 10분 이상 꾸물거렸다. 세미나 장소까지 가는데 한 시간 남짓 걸릴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그리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대문을 나섰을 때 운전기사는 자동차 밖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 같은 손을 태울 때는 운전석에 앉은 채로 기다리는 것이 보통인데 차 밖에 나와 서 있는 것은 예외에 가깝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기다리게 한 것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인사를 하였다. 기사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하면서 운전 시동을 걸었다. 큰길로 들어서자마자 운전기사는 회의가 시작되는 시간을 물었다. 여덟시 반부터라고 대답했더니 좀 빨리 가야겠다며 그는 안전벨트를 어깨에 걸었다. 가는 도 에 도로 확장하는 곳이 있어서 평상시보다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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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22.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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