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휴, 장미 곱기도 하여라. 안개꽃이 여왕으로 떠받들고 있네.” 불꽃놀이가 아직 끝나지 않은 시각, 밤바람에 오랫동안 노출된 몸을 녹이고자 사람들이 서둘러 안으로 들어온다. 나는 상해 동방명주에서 내려다보이는 한 레스토랑 입구에 자리하여 주인보다 먼저 손님들을 맞이한다. "어쩜 이렇게 싱싱할까. 보통 솜씨가 아니네." 내 덕분에 주인은 꽃꽂이 실력이 훌륭하다는 칭찬을 자주 듣는다. 가끔은, “진짜예요?" ‘속고만 살았나?' 무슨 생각을 하건대 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가 궁금하단 말인가. 중년 신사가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푸른 물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이 윤이 나는 내 잎사귀를 손으로 어루만진다. 뒤이어 들어오던 부인인 듯한 여자가 내 몸 가까이 코를 컹컹대면서 다가온다. 무슨 냄새를 맡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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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1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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