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제일 처음 배운 우리말 글자는 ‘오’자였다. 아주 어렸을 때 펄 S. 벅의 를 번역하시면서 끝없이 교정을 보시는 아버지 곁에서 어머니, 언니, 오빠가 원고 정서에 매달려 정신없을 때 심심해 하는 내게 등장인물 ‘오란’ ‘왕릉’ 등 몇 개의 이름을 적어 주면 나는 흉내 내어 그 글자들을 써 보곤 했다. 를 비롯해서 스무 권에 가까운 펄 벅의 작품을 번역하셨던 아버지 덕에 내가 자라나는 동안 펄 벅은 늘 이웃집 할머니처럼 친숙한 이름이었고, 후에 내가 영문학도가 되어 처음으로 원서를 읽은 작품도 였다. 불후의 명작 외에도 80권에 달하는 작품을 쓴 다산작가, 여성으로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중국에서 자랐고 동서양의 벽을 허물고 인류전체의 복지 사회를 꿈꾸었던 평화주의 작가 등, 펄 벅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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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1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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