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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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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옥녀봉 / 유한근 (1)
어머니와 옥녀봉 / 유한근

어둑어둑할 때 대문을 들어섰다. 배가 고팠다. 어머니부터 찾았다. 그녀는 부엌에도 없었고 뒤뜰에도 보이지 않았다. 벼 퉁가리를 돌아 돼지막과 소막을 지나 옆집 숙부댁도 들러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저녁밥을 먹고 치웠는지 부엌에서 일하는 아줌마도 보이지 않았다. 시골의 밤은 일찍 어둠이 내렸고 저녁밥도 일찍 먹었다. 방마다 불이 하나씩 켜져 갔다. 스물한 명이나 되는 식구들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 큰 집은 적요했다. 앞뜰과 장독대도 적요했고 능소화도 적요하기만 했다. 어머니는 집안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동생들에게 물어보고, 어른들에게도 물어봤지만 대답해주는 이는 없었다. 약방에서 담뱃대로 재떨이를 두드리는 소리만 들렸다. 할아버지는 무심한 얼굴이었다. 순간 사단(事端)이 났음을 알았다. 어머니..

수필 읽기 2020. 11. 1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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