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호밋자루 / 임병식
차 트렁크를 정리하다가 그 속에서 호밋자루를 발견했다. 살아생전 모친께서 노상 들고 쓰시던 것이다. 이것은 내가 취미생활로 몇 차례 수석을 채취하다가 놓아둔 것 같다. 마지막 탐석을 나선 지 얼마나 됐을까. 한 10여 년은 넘을 것이다. 이것의 발견은 차 전면에 내려앉은 먼지를 털다 말고 문득 트렁크 안도 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열어보다가 찾아낸 것이다. 그 트렁크 안에는 이 호미 말고도 부모님 산소를 다닐 때 쓰기 위해 마련해둔 낫과 우산도 함께 있었다. 함께 나온 잡다한 것을 합치니 정리할 것이 한 뭉치나 된다. 한데 그중에서도 유독 나의 눈길을 붙잡은 것은 어머니의 손때가 묻은 호밋자루였다. 그 이유는 따로 말할 필요도 없다. 바로 이 호밋자루를 가지고 당신은 살아생전 텃밭을 일구셨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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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 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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