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천하 사건 / 김상영
MBC 라디오 방송 ‘여성시대’ 방송작 해마다 장인 제삿날이면 형제들은 읍내 큰 처남 집에 모인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여인네들은 음식 준비에 부산하고, 큰 처남은 날밤 치랴 돔배기 꿰랴 여념이 없었다. 나와 아랫동서 셋은 열 세평 그 좁은 틈바구니에서 술잔을 나누며 회포를 풀고 앉았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권커니 잣거니 서둔 탓에 일찌감치 얼큰해졌으며, 제사 지낼 자정까지 서너 시간을 죽여야 하는 지루함에 배배 꼬인 그때였다. “행님들 나가시죠. 제가 한턱 쏘겠습니다.” 서울 막내동서가 속삭인다. 그는 재봉틀 부속 전문점 사장으로서 돈을 잘 번다. 안 그래도 화려한 서울 얘기로 호기심이 동해 있던 우리는 얼씨구나 하며 답답한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어수선한 틈을 타서 삼베바지 방귀 새듯 하였으니 눈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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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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