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1호 남자는 30년 넘게 군 장교로 복무를 하고 전역을 했다. 퇴직이 아닌 전역이란 언제든 전쟁이 일어나면 다시 군인이 된다는 거라고 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책임을 다한다’라는 군인 정신이다. 피 끓는 사관생도 때 각인되었을 것이다. 환갑을 넘었지만, 근검절약이 입력된 정신도 변함이 없다. 그때 익힌 살림이 능숙 능란하다. 다리미질, 바느질, 빨래 널기, 개기, 청소하기, 쓰레기 비우기 등등 각도 있게 흐트러짐 하나 없다. 함께 사는 여자가 하는 살림 솜씨는 마음에 안 들어 이런 일은 남자가 도맡아 한다. 그렇다고 여자가 덜렁거리며 살림을 못 하는 것이 아니다. 나름 깔끔하고 꼼꼼한 스타일이다. 여자가 남들 보기엔 편한 것 같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은근히 신경이 거슬려 짜증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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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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