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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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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당 할머니 / 이광수 (1)
영당 할머니 / 이광수

내가 절에 온지 며칠 되어서 아침에 나서 거닐다가 이상한 노인 하나를 보았다. 회색 상목으로 지은 가랑이 넓은 바지에 행전 같은 것으로 정강이를 졸라매고 역시 같은 빛으로 기장 길고 소매 넓은 저고리를 입고 머리에 헝겊으로 만든 승모를 쓴 것까지는 늙은 중으로 의례히 하는 차림차리지마는 이상한 것은 그의 얼굴이었다. 주름이 잡히고 눈썹까지도 세었으나 무척 아름다왔다. 여잔가, 남잔가. 후에 알고 보니 그가 영당 할머니라는 이로서 연세가 칠십 팔, 이 절에 와 사는지도 사십년이 넘었으리라고 한다. 지금 이 절에 있는 중으로서는 그중에 고작 나이가 많은 조실 스님도 이 할머니보다 나중에 이 절에 들어왔으니 이 할머니가 이 절에 들어오는 것을 본 사람은 없다. 내가 이 절에 오래 있게 되매 자연 영당 할머니와..

수필 읽기 2021. 6. 2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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