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안실의 멜로디 / 주철환
친구들 만나는 곳도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못 찾겠다 꾀꼬리’ 외치던 동네 꼬마들은 지금 종적이 묘연하다. 나도 떠났고 그들도 더 이상 날 찾지 않기 때문이다. 이따금 동심은 동네가 그립다. “얘들아 뭐하니 죽었니 살았니?” 학교에서, 군대에서, 직장에서 만난 친구들. 그들도 거기 남아 있지 않다. 운수 좋은 친구들 일부만 아직도 일을 한다. 어쩌다 만나면 피곤해 죽겠다는 표정이다(부러워 죽겠다는 시선이 미안한 거겠지). 일이 없는 친구들은 외로워 죽겠다고 엄살을 피운다. 심심할 때마다 ‘까옥 까옥’ 하며 주머니에서 초인종을 누른다. “다정했던 사람이여 나를 잊었나”로 시작하는 노래(여진 작사·작곡 ‘그리움만 쌓이네’)가 밴드의 주제곡으로 제격이다. 죽겠다, 죽겠다 하면서도 여전히 살아 있는 친구들을 ..
수필 읽기
2021. 7. 15. 09:07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