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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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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끼데스까 (1)
오뎅끼데스까 / 김정화

지나던 발걸음을 멈춘다. 골목시장 포장집에서 붕어빵 틀을 치우고 어묵 솥을 걸었다. 주황색 포장 천막에 '오뎅끼데스까'라고 쓴 비닐 간판이 재치 있다. 동강 난 무가 뜨거운 육수 속에 담기고 굵은 대파 사이로 청홍초가 띄워졌다. 펄펄 끓는 국물 속에 잠긴 어묵들이 얌전하다. 뿌옇게 피어오르던 김이 바람에 흩어져 내린다. 마치 자욱했던 물안개가 사라지듯 가뭇없다. 짭조름한 물 냄새가 난다. 때로는 냄새가 시간을 돌려놓기도 하는 법. 내게도 순식간에 기억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음식 냄새가 있다. 강물같이 파란 재첩국 내음을 맡으면 "재칫국 사이소" 외치며 발품을 팔던 어머니의 여윈 목소리에 선뜻 숟가락을 들지 못하고, 첫 소풍 때 아버지가 조선간장을 뿌려 토관같이 둘둘 말아 주었던 김밥의 고소함은 아직도 코..

수필 읽기 2020. 6. 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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