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강 / 남정언
강물이 맑은 하늘을 닮았다. 제 길 따라 흐르는 강물은 바람 소리처럼 나지막하다. 강 옆 흙은 봄날 계절답게 푹신하고 강 수면은 바람 장단을 풀어내어 흩어졌다 모이기를 되풀이한다. 은빛 강물은 오래 흘렀을 터인데 지치지도 않는가 보다. 대동면 조눌리로 가는 버스를 탔던 날은 오월 중순이었다. 팔 남매의 막내로 병약하게 태어난 열일곱의 여고생이 어머니 손을 잡고 한의원을 찾아가던 길이었다. 버스가 강을 건너서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멈추었을 때 모래 먼지가 부옇게 일어 온몸을 하얗게 뒤덮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건 수양버들이 초록 머리를 길게 풀어 내리고 있었고 제법 깊은 수로 건너편엔 마을이 보였다. 조눌리鳥訥里는 낙동강 서쪽 모래톱에 자리한 마을이다. 모래밭에 철새들이 날아와 울음소리가 마치 더듬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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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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