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미나리 / 최선욱
영화 야말로 ‘코로나 블루’를 한방에 날려주는 진정 반가운 봄소식이다. 미증유의 이 끔찍스런 상실의 시대에 그나마 위안물이 되어주었다. 1. 영화를 보기 전 영화를 보기 전, ‘미나리’라는 영화 제목을 듣는 순간 내 머릿속엔 미나리꽝 근처에서 놀았던 유년의 추억들이 활동사진처럼 펼쳐졌다. 우리 마을 한가운데에 지붕이 있는 커다란 우물이 있었다. 20여 가구 남짓한 동네에 유일한 우물터였다. 양쪽에 우람한 버드나무가 우물을 향해 맞절하듯 기울어져 있어 제법 운치있는 풍광이었다고 기억된다. 축축 늘어진 버들가지는 빨래하는 여인들에겐 그늘이 되어 주지만 꼬마들의 손아귀에 잡히는 가지들은 어김없이 찢기고 꺾이는 수난을 당했다. 어머니가 빨래하러 갈 때나 물 길러 갈 때면 나는 걸레 바구니라도 들고 쫄랑쫄랑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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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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