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가, 그 유치하고도 달콤한 유혹 / 나운택
나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어른들이 부르는 노래를 어디서 주워듣고 따라 하기를 좋아했다. 반짝이는 별빛 아래 소곤소곤 소곤대던 그날 밤 천년을 두고 변치 말자고 전깃불에 맹세한 님아 사나이 목숨 걸고 바친 순정 무지개도 밟아 놓고… (남인수 노래 중에서) 그 나이에 가사 내용이 무슨 뜻인지 알았을 턱이 없다. 그저 경쾌한 노랫가락이 좋아서 귀에 들리는 대로 흉내 내며 골목을 누비고 다녔었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이미 알아챘겠지만 위 노랫말 중에 “전깃불에 맹세한 님”은 “댕기 풀어 맹세한 님”을, “무지개도 밟아 놓고”는 “모질게도 밟아 놓고”를 그 당시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 내 귀에 들리는 대로 노래한 것이다. 지금은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같은 첨단매체가 발달되어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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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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