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디언 고 배삼룡 씨가 연예계의 원로 반열에 들었을 때, 후배의 결혼식 주례를 맡은 일이 있었다. 순서에 따라 상견례, 혼인서약, 성혼선언문 낭독이 끝나고 주례사를 할 차례였다. “다음은 신랑 신부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지침이 될 고귀한 말씀을 해주실 주례사가 있겠습니다.”라는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주례는 잠시 침묵하고 있다가 갑자기 ‘신랑 신부!’ 하고 큰소리로 불렀다. 그리고는 ‘신랑 신부는 지금부터 내가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잘 알고 있지요?’ 하고 물었다. 신랑과 신부는 얼결에 ‘녜’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배삼룡 주례는 ‘그럼 됐어. 이상. 주례사 끝.’ 하고 단상을 내려가 버렸다. 나는 오래전 이 한 대목을 대중잡지에서 읽고, 과연 코미디언다운 아니, 배삼룡다운 발상이로구나 하고 쾌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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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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