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로는 물길도 운다 / 이영춘 냇가에 앉아 물소리 듣는다/ 물소리에 귀가 열리고 귀가 젖는다// 물길이 돌부리에 걸린다/ 풀뿌리에 걸린다/ 걸린 물길 빙-빙 원 그리며 포말이 된다// 물길도 순리만은 아니였구나/ 이 지상의 길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밀려나고 밀어내는 등(背) 뒤편 같은 것,// 오늘 이 봄, 냇가에 앉아// 물길도 아프다는 것을 알았다/ 소리 없는 소리로 울며 간다는 것을 알았다// 해, 저 붉은 얼굴 / 이영춘 아이 하나 낳고 셋방을 살던 그 때/ 아침 해는 둥그렇게 떠 오르는데/ 출근하려고 막 골목길을 돌아 나오는데// 뒤에서 야야! 야야!/ 아버지 목소리 들린다// “저어—너—, 한 삼 십 만 원 없겠니”// 그 말 하려고 엊저녁에 딸네 집에 오신 아버지/ 밤 새 만석 같은 이 말,..
시詩 느낌
2021. 4. 19. 06:26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