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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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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주름을 말하다 / 김인선 (1)
입, 주름을 말하다 / 김인선

내 얼굴에는 생각하는 괄호 하나가 산다. 말하는 입의 가장자리에 앉아 말하지 않는 침묵의 힘을 담고 있다. 입술이라는 것이 말하는 날개라면 이는 입가에 어른거리는 민무늬 날갯짓이다. 팔랑팔랑 말의 언저리를 따라 다니지만 수많은 갈래의 인생을 일획으로 담은 웅숭깊은 무늬다. 언제부터 이 괄호가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미세하게 찾아왔을 시작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아마도 기슭이 편하다는 걸 알아가던 즈음이지 싶다. 어쩌면 처음부터 변방을 좋아해서 수척한 테를 일찍 만들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슬픔을 감미롭게 좋아한 반가사유상처럼 턱을 자주 괴었던 내 지난날들이 거기에 담겼으리라. 햇살과 바람에도 모습을 숨기지 않았던 무모함에 이제야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얼굴이라는 가장 내 것에게 어리석게..

수필 읽기 2021. 5. 1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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