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 개봉한 바디샤워제의 향이 진하다. 달콤함이 농익은 향이다. 너무 진한 향이라 살짝 부담스러운데, 이 향기를 맡는 순간, 문득, 그리고 재빨리 어느 외국공항이 생각났다. 몇 번 가보지 않은 해외여행이고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그 날의 정경이 떠오르는 것일까. 이 향기가 무슨 기억의 창고를 여는 열쇠 쯤 된단 말인가. 향기는 친절하게도 나를 그 자리로 냉큼 날라다 놓은 것처럼 생생하게 장면이 펼쳐진다. 기내에서 필요한 슬리퍼나 목 베개 등속이 든 배낭을 메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주의를 받은, 행여 소매치기의 표적이 될세라 크로스백의 줄을 신경 써서 잡고, 공중화장실입구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장면이 무슨 TV켜지듯 떠오른 것이다. 국제공항답게 세상의 여러 인종이 무수히 오간다. 여독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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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1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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