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지 않는 친구 / 김태길
자주 산책을 함께 하던 친구가 있었다. 하루는 북악산에 오르기로 목표를 정했다. 중간쯤 올라가다가 길이 두 갈래로 나누어진 지점에 이르렀을 때, 정상으로 이어진 길이 어느 편이냐를 두고 우리의 의견도 둘로 갈라졌다. 서로 제 의견이 옳다고 잠시 맞섰다. 그러다가 친구는 곧 자기의 주장을 철회하고 내 말을 따르기로 태도를 바꾸었다. 그리하여 내가 옳다는 길을 택하게 된 것인데, 사실 그것은 정상으로 가는 길이 아니었다. 길도 모르면서 고집만 부렸다고 친구가 나를 조롱했을 때, 그런 나를 졸졸 따라온 자네는 나보다도 못한 사람이라고 응수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친구는 아주 여유 있는 태도로 말하였다. "자네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직접 경험을 통하여 실패를 해봐야 비로소 깨달을 수가 있지. 그래서 오늘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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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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