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초겨울이었나 봐요. 어느덧 은행 열매 냄새는 나지 않고 낙엽 밟는 소리가 청명한 아침이었습니다. 나뭇잎 몇 장 겨우 달린 가로수 아래에서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는데, 딸아이가 난데없는 얘기를 꺼내는 겁니다. "엄마는 자유가 좋아?" 분명 어떤 생각 끝에 한 말일 텐데 도무지 그 머릿속을 가늠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답만큼은 분명하게 할 수 있었지요. 두 번도 생각할 것 없이요. "그러엄. 좋아하지. 엄청 좋아해." 아이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자기도 그렇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녀석, 자유가 뭔지는 아는 걸까요? "자유는, 은행잎이 바람 때문에 떨어지지 않는 거야. 자기가 떨어지고 싶을 때 스스로 내려오는 거."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고, 그 스승으로부터 깨달음을 얻는 건 어른들만이 아니었던 ..
수필 읽기
2021. 5. 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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