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당선 오랜만에 아버지 산소에 들렀다. 고향 집 안채는 먼 친척이 살고 있다. 잠실로 쓰던 아래채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쓰시던 가재도구와 농기구들이 시간이 정지된 채 서 있다. 시대의 흐름에 밀릴 대로 밀린 잠박들도 모퉁이에 높이 쌓여있다. 금방이라도 누에가 기어 나올 것만 같다. 주인을 잃은 채 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잠박들 사이로 얼핏 어머니가 서있는 모습이 겹쳐온다. 비 오는 소리가 들린다. 층층으로 쌓아 올린 잠박 위의 수많은 누에들이 뽕을 먹느라 여념이 없다. 정겨운 소리이다. 초등학생인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고 아침을 맞았다. 직사각형의 잠박은 누에를 칠 때 사용하는 채반이다. 가난이 일상인 시절 농촌에서는 누에치기가 큰 농사 중의 하나였다. 뽕밭이 푸르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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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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