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틀 / 윤자명
가끔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다. 파도소리나 개울물 흐르는 소리, 비 내리는 소리처럼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도 내게는 자연의 소리처럼 느껴진다. 이런 소리는 불면증이나 우울증을 완화시킨다고 한다. 잠이 쉬 들지 않는 밤이면 달달달 재봉틀 소리가 간절히 듣고 싶다. 사라진 소리들이 어디 한둘일까만 어머니가 밤새 머리맡에서 돌리던 그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고 싶은 날이 많다. 막 초등학교에 다닐 때였다. 밤중에 수런거리는 기척이 나서 깨어 보니, 아버지가 군용 담요로 꼭꼭 싸맨 꽤 무거운 물건을 지고 오셨다. 안방까지 들어온 아버지의 어깨에서 어머니는 신주 단지 모시듯이 무거운 것을 받아 안았다. 부스스 눈을 비비고 일어나 앉은 우리 남매들 눈에 검은 덩치는 낯설었다. 미군 부대에서 구해 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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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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