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생활에 젖어버린 내게 저녁 노을은 참으로 반가운 충격이었다. 콘크리트 숲 속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소중한 것을 찾은 놀라움이기도 했다. 나는 홍시 빛으로 물들어 가는 하늘을 숨죽이며 바라보았다. 홍시 빛, 그래 분명 홍시 빛이었다. 헌데 홍시 빛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30년도 넘게 묻혀있던 그리움 하나가 번쩍 고개를 든다. 그러니까 고등학교 2학년 때였을까. 방학을 맞아 시골 외할머니 댁으로 내려갔는데, 저녁상을 물리고 나니 할머니께서 뭔가를 내오셨다. 그런데 갑자기 신내가 코를 찌른다. 제 색깔도 잃어버린 것 같은 물건, 찬찬히 들여다보니 그것은 정말 대단히 커다란 장도감이었다. 이곳에선 이만한 큰 감을 딸 수가 없을 텐데 누군가 귀한 것이라며 갖다드렸던 모양이다. 헌데 할머니께선 큰 감을 보자 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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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2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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