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 / 김태길
최근에 어떤 친구로부터 내 성질이 다정다감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향수(鄕愁)에 가까운 느낌에 젖었다. 실로 오래간만에 듣는 ‘다정다감하다’는 성격 묘사였다. 내가 ‘다정다감’이라는 말과 처음 만난 것은 국민학교 담임 선생님이 적은 통지표 기록에서였을 것이다. 그 말의 뜻을 잘 몰랐으나, 그 무렵 집에서 자주 듣는 ‘계집애 같다’는 말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어렴풋하게 들었다. ‘계집애 같다’는 말이 좋지 않은 말이듯이 ‘다정 다감’도 별로 탐탁스러운 말은 아닐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어린이 시절에는 누구나 그런 것이겠지만, 나의 경우는 동무들에 대한 애착이 좀 심한 편이었다. 대여섯 살 어린 다리로도 나는 꽤 먼 곳까지 동무를 찾아서 '마실가기'를 좋아했다. 때로는 부엉이 울음소리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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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3.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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