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수 / 김태길
서울대학교가 관악산 기슭으로 자리를 옮기던 해의 4월이었을 것이다. 새로 꾸민 교정 한 곳에 서 있는 낯선 꽃나무가 눈길을 끌었다. 벚꽃 같기도 하고 사과꽃 같기도 한데, 그것들보다 한층 더 아름다워 보였다. '서부해당화'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나도 집을 지으면 마당에 그 나무를 심으리라고 마음을 먹었다. 류달영 교수의 농장에 들른 적이 있다. 농장 어귀에 선 후박나무가 인상적이었다. 마침 꽃이 만발하여 그 향기가 진동하였고, 크고 싱싱한 잎들이 생명력을 구가하였다. 내 뜰에도 후박나무를 심기로 작심하였다. 고향 옛집 뒤뜰에는 감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가을이면 잎이 곱게 물들었고, 잎이 떨어진 뒤에는 주황색 열매들이 주렁주렁 빈 하늘을 수놓았다. 그 광경을 잊을 수 없어 감나무도 한 그루 심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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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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