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종이학 / 김향용
엄마는 요즘 매일 알록달록 작은 색종이로 종이학을 접는다. 올해 엄마 나이 구십하나. 엄마가 종이학을 처음 접기 시작한 시기는 2016년 봄, 내가 야간 M 대학교에 입학하고부터다. 학교는 집에서 왕복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늘 대학 공부를 꿈꿔왔던 나는 쉰일곱에 어렵게 마음의 결정을 하고 만학도의 열정으로 2년 동안 개근했다. 어느 깊은 가을날이었다. 수업을 마치고 늦은 밤 11시가 되어서 집에 도착했다. 조용히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니 엄마는 그 시간까지 종이학을 접으며 기다리고 계셨다. “이제 오니?” “저녁은 먹었니?” 엄마는 내가 집에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고서야 접던 학을 머리맡에 두고 잠자리에 드셨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저녁에 공부하러 가는 딸의 고단한 생활이 걱정되어 종이학으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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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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