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 / 김제숙
제11회 동서문학상 동상 친구가 조각보 하나를 보내왔다. 다과상이나 찻상을 덮을 만한 크기이다. 상보로 쓰기에는 좀 작은 듯하지만 외출을 할 때면 남편의 상을 보아서 이 조각보로 덮어둔다. 남편은 밥과 국에 두어 가지 반찬이면 족한 사람이라 크기가 적당하다. 젊은 시절에는 자질구레한 생활 소품들은 웬만한 것을 여러 개 두고 쓰기를 좋아했다. 바느질을 배워 손수 만들었다. 바느질하기를 좋아하는 탓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을 일일이 사서 쓰기에는 생활이 바듯했다. 아이들 턱받이나 토시, 고무줄 바지, 전화기받침, 앞치마, 베갯잇, 커튼들을 만들었다. 이제 아이들은 자라서 집을 떠나고 우리 부부만 있어서 집안을 어지럽힐 일도 별로 없고, 매일 쓸고 닦아야 할 일도 줄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즐길 나이도 지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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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3. 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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