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수(鄕愁)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활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
시詩 느낌
2021. 1. 18. 15:34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