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정묘지1 / 조정권 겨울 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 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얼어붙은 폭포의 단호한 침묵./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허옇게 얼어터진 계곡과 계곡 사이/ 바위와 바위의 결빙을 노래한다./ 간밤의 눈이 다 녹아버린 이른 아침,/ 산정은/ 얼음을 그대로 뒤집어 쓴 채/ 빛을 받들고 있다./ 만일 내 영혼이 천상의 누각을 꿈꾸어 왔다면/ 나는 신이 거주하는 저 천상의 일각을 그리워하리./ 가장 높은 정신은 가장 추운 곳을 향하는 법./ 저 아래 흐르는 것은 이제부터 결빙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침묵하는 것./ 움직이는 것들도 이제부터는 멈추는 것이 아니라/ 침묵의 노래가 되어 침묵의 동렬에 서는 것./ 그러나 한번 잠든 정신은/ 누군가 지..
시詩 느낌
2021. 3. 1. 10:44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