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프로필사진
  • 글쓰기
  • 관리
  • 태그
  • 방명록
  • RSS

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검색하기 폼
  • 분류 전체보기 (3258)
    • 시詩 느낌 (450)
    • 수필 읽기 (2133)
    • 습득 코너 (666)
  • 방명록

좋다 / 윤경화 (1)
좋다 / 윤경화

마을 사람들과 밤 산책을 나섰다. 달이 손에 잡힐 듯한 산기슭에 멈춰 서자 밤하늘이 통째로 가슴에 스며든다. "좋다."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꽃처럼 터진다. 말수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 심지어 글을 쓰는 사람도 함께 터뜨린다. 말복을 지난 산마을의 달밤, 선선한 바람이 좋고, 운수납자도 홀린 구름이 좋고, 그 사이의 무애한 달이 좋아 환장할 것 같은 그 마음을 담은 한마디. "좋다." 늙수그레한 경상도 아지매들의 담백한 감탄사에 나는 반하고 말았다. 인간이 자연과 혼연일체가 되는 순간 내면에서 유로하는 순도 높은 감정의 확실한 표현이 아닌가. 무의식의 저변에 가라앉아 있는 그 무엇까지 긁어 올리려는 나의 서글픈 몸부림에 비하면 가슴이 뻥, 뚫리는 말이다. 마을 사람들은..

수필 읽기 2021. 5. 4. 12:56
이전 1 다음
이전 다음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Blog is powered by Tistory / Designed by Tistory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