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싫은 사람 / 김태길
단둘이 마주 앉아 비밀에 가까운 이야기를 털어놓는 친구에 대해서 나는 깊은 정을 느낀다. 친구로 믿기에 그런 이야기까지 숨기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고마움에 젖은 귀를 기울인다. 그것은 아무에게나 알려서는 안 될 소중한 이야기 같아서, 나만 알고 다른 사람에게는 전하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한다. 묵묵히 미소만 지으며 말이 없는 친구도 좋지만 쉴새 없이 떠들어대는 친구도 싫지 않다. 다만 그 말끝마다 가시가 돋힌 이야기는 신경을 괴롭히며 은근히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이야기에는 흥미가 적다. 가시가 돋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내가 미워하는 사람을 내려치는 풍자일 경우에는 속이 시원하다. 비록 자기 자랑이라 할지라도 내가 아끼는 사람이 나도 몰랐던 성공담을 처음 들려줄 경우에는 더없이 기쁘다. 그러나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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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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