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갑내기 친구 몇이 자신들을 '지공거사'라 부른다 했다. '지하철 공짜로 타는 백수 남자'란 뜻이다. 무임승차가 겸연쩍은 어떤 노인이 만들어 낸 것 같다. 우습기도 하지만 조금 서글프기도 한 별명이다. 무임승차가 부끄럽지만 그래도 자존심은 남아 있어서 '건달'이라 하지 않고 '거사'라 한 것 같다. 어쨌든 나도 지공거사가 된 지 15년이 넘었다. 70살까지는 공짜 표 받기가 쑥스러워 돈을 내고 타는 일이 많았지만, 경로카드가 나온 후부터는 후안무치가 되고 말았다. 10여 년이나 공짜로 타다 보니 이런저런 버릇도 생기고 나름대로 행동수칙도 갖게 되었다. 언제부턴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두 가지 지하철 승차수칙을 지키기로 했다. 경로석 구역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과 자리에 앉지 않고 서 있다는 것이다. 첫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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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1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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