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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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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 / 윤승원 (1)
지네 / 윤승원

등목하러 엎드린 아버지 옆구리에 지네 한 마리 꿈틀거린다. 발이 수십 개인 이 다족류多足類는 왼쪽 옆구리에서 길게 복부 쪽으로 늠실늠실 기어가고 있었다. 갈비뼈 사이로 숨었다 나타나는 불그스레한 자국은 언뜻 보기엔 문신 같아 보였다. 이젠 저도 늙었는지 색깔이 흐릿하다. 지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때문인지 나는 그 상처를 오래 쳐다보지 못했다. 젊은시절 읍내 체육대회에 나가 씨름으로 황소를 타 왔다던 근력은 이제 찾아볼 수가 없다. 집 앞에는 큰 못이 있다. 동네 초입의 못은 마을의 젖줄 같은 것이었다. 가뭄이 들 때는 그 못의 물을 끌어대어 농수로 사용했다. 못둑의 갈대 덤불에서는 지네가 자주 출몰했다. 몸통은 대나무처럼 마디로 되어 있고 마디마디 다리가 한 쌍씩 있었다. 껍질은 갈색이거나 검은 색으로..

수필 읽기 2020. 10. 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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