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 / 신원철
마늘을 수확한 밭을 그대로 놔뒀더니 잡초가 나의 허리춤까지 자랐다. 들깨라도 심을 요량이 없었던 것도 아니어서 잡초를 뽑아내고 관리기로 한번 갈았지만, 그 뒤 며칠 비가 온 뒤로 다시 잡초가 자라 들깨심기를 포기하고 김장배추와 무를 심기로 마음을 바꿨다. 조그만 밭뙈기라도 여름철에 며칠만 내버려 두면 잡초의 공세를 막아낼 재간이 없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8월에 들어서자 배추와 무를 심기 위한 밭을 조성하는 일을 미룰 수가 없게 되었다. 성능이 좋은 관리기를 가지고 있다면 잡초가 크건 작건 갈아엎으면 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관리기는 오종종한 텃밭용이어서 우선은 예초기로 잡초를 제거해야만 밭을 갈아엎고 비료도 뿌리고 골도 탈 수 있다. 오전에 나는 예초기로 무성한 잡초를 눕혔다. 그리고 잘린 잡초를 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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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2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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