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그러진 반지의 기억 / 김혜정
제9회 동서문학상 은상 중국 교환학생 자격으로 유학길에 오르기를 이틀 전이었다, 아버지께서 갑자기 따라 나오라고 하더니 길가에 있는 커다란 금은방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나는 아버지를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아버지는 주인에게 금반지를 보여 달라고 하셨다, 아기 돌 반지를 보여줄 거냐고 묻는 금은방 주인에게 아버지는 나를 바라보면서 자랑스럽다는 듯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딸내미가 유학을 가는데 반지 하나 해주려고요.” 나는 둥그레진 눈으로 아버지를 올려다보았다, 머리 굵어진 이후로 아버지와 쇼핑을 해본적이 없었던 나는 내게 선물을 주려는 아버지의 행동에 놀랐고, 그 선물이 금반지라는 것에 또 놀랐던 것이다. 이런 황당한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주인아저씨는 어디로 유학을 가느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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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2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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