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 귀여워라.” 아기청개구리 한 마리가 베란다 싱크대 문에 붙어 나를 빤히 쳐다본다. 물갈퀴처럼 생긴 작은 손끝에 심벌즈를 붙여놓은 듯 앙증맞다. 동생이 주고 간 야채 봉지 속에 이 녀석이 숨어 있을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몇 시간을 쫄쫄 굶었을 텐데 당장 허기를 채워줄 먹이가 없다. 우선 마른 몸이라도 적시도록 세숫대야에 물을 붓고 녀석을 넣었다. 청개구리는 세숫대야에서 유유히 헤엄을 친다. 집 옆에 있는 욱수천에라도 보내야 하는데 산더미 같은 고구마 순이 내 발목을 잡는다. 휴일이라 오늘 고구마 순 까는 일을 다 끝내야 할 텐데 마음은 온통 청개구리에게 가 있다. 어린 딸을 옆에 두고 일할 때처럼 마음이 바쁘다. 고구마 순 까는 데는 나만의 비법이 있으니 이 정도쯤이야 문제없다. 끓는 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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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 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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