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청학(靑鶴) / 박월수 봄은 바람과 내통하는 게 분명했다. 달빛으로 쌓은 성이라 이름 붙여진 내가 사는 마을에도 어김없이 바람은 불었다. 입술마저 파리해진 달이 몇 날을 그 바람에 떨고 나면 기척도 없던 봄은 눈앞에 와 있었다. 먼 산에 꽃 빛은 짙어지고 어디서 화전 굽는 냄새가 피어..